지방 소도시에 갈 때마다
셔터 내린 상가들이 늘어난 걸 느끼신 적 있으시죠.
그런데 같은 지방 안에서도
경매에 나온 상가에 응찰자가 몰리고
낙찰가율이 오히려 오르는 동네가 있습니다.
바로 도심융합특구 인근 상권입니다.
지방은 비어가는데 이 동네만 채워지는 이유는 뭘까요.
이 글에서 그 구조를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지방 소멸이 얼마나 심각한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 기준으로는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41곳, 절반이 넘는
61.5퍼센트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이런 지역에서는 초등학교가 문을 닫고
읍면 행정복지센터가 통폐합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전남만 16곳, 전북과 경북도 각각
14곳과 15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묶여
비수도권 전역이 구조적인 위기를
공통으로 겪고 있는 셈입니다.
상가 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구가 빠진 지역의 아파트 단지 상가는
공실률이 50퍼센트를 넘는 곳도 흔합니다.
셔터 내린 채 몇 년째 방치된 상가와
저녁이면 불 꺼진 거리가
지방 원도심의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이런 흐름을 막기 위해 정부가 꺼낸 카드가
바로 도심융합특구입니다.
지방 대도시의 도심 한복판에
산업, 주거, 문화 기능을 한데 모아
청년과 기업이 굳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머물 수 있는 거점을 만들겠다는 정책입니다.
판교테크노밸리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는
인프라 갖춘 도심 입지, 직주락의 균형을
지방에도 옮겨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구상은 2020년 처음 나왔지만
관련 특별법 입법이 미뤄지면서
한동안 추진이 보류돼 있었습니다.
2023년 도심융합특구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이듬해 시행되면서 비로소
법적 근거를 갖춘 정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 이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숫자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5개 광역시를 도심융합특구 선도지역으로
지정해 기본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대구는 경북도청 후적지와 경북대학교,
삼성창조캠퍼스 일대를 묶어
약 8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을
2035년까지 진행할 계획입니다.
부산은 해운대구 센텀2지구에
로봇과 인공지능 산업을 유치하는
사업이 이미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대전은 KTX 대전역세권을 중심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 성과를
도심으로 확산시키는 방향을 잡았습니다.
광주는 현대자동차 등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지인 상무지구 인근에
의료디지털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짰습니다.
울산은 아직 적정 후보지 검토를
협의 중인 단계지만, 5개 광역시가
공통적으로 산업, 주거, 문화를 한데 묶은
복합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정부는 최근에는 향후 10년 정책 방향을 담은
종합발전계획까지 수립했고
인구 50만 이상 지방 대도시로
지정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이런 정책 발표가 나올 때마다
특구 반경 상가 시장은 즉각 반응합니다.
개발 기대감이 몰리는 지역은
경매 시장에서 응찰자 수와 낙찰가율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같은 광역시라도 특구와 거리가 먼
구도심 상가는 여전히 유찰이 반복되며
낙폭 큰 저가 매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같은 지방, 같은 광역시 안에서도
정책 수혜권 안팎으로 상가 가치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변화와 기회가 있을까요.
도심융합특구는 아직 조성 초기 단계입니다.
대구와 부산 일부 지구가 착공에 들어갔을 뿐
대다수 지역은 기본계획 수립 단계이거나
착공 전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말은 지금 상가 경매에 뛰어드는 것이
완성된 상권을 사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을 보고 베팅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업 유치와 인구 유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기대했던 상권 활성화가
늦어지거나 제한적일 수 있다는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지방소멸대응기금이
매년 1조원씩 10년간 투입되고
범부처 지원이 도심융합특구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정책 지속성 측면에서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구 지정 여부뿐 아니라
착공 시점, 입주 기업 유치 실적,
인근 교통망 확충 계획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막연한 개발 기대감만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점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경매로 접근할 경우에는 감정평가 시점이
호재 발표 이전인지 이후인지도
꼭 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감정가가 오래된 물건일수록
실제 시세와의 괴리가 커서
낙찰가율 계산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가격 부담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지방 소멸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도
도심융합특구 인근 상가가 예외적으로 오르는 이유는
지역이 아니라 정책과 인프라가 몰리는 지점을
시장이 먼저 알아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 정보는 투자 참고용이며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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