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대 1이라는 숫자를 보고 창을 닫았습니다
8월에 서울 영등포 신길동에서 나온 단지 하나가 화제였습니다.
일반공급 83가구 모집에 5천 명 넘게 몰려 경쟁률 66.78대 1.
가점이 30점대인 분이라면 이 숫자를 보고
"나는 안 되겠네" 하며 청약홈 창을 닫았을 겁니다.
그런데 같은 단지 모집공고를 뜯어보면
가점을 아예 보지 않는 물량이 절반 넘게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물량에 들어가는 조건이 따로 있다는 점입니다.

점수가 필요한 자리와 필요 없는 자리
청약에는 두 개의 줄이 있습니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통장 가입 기간을 더한 점수로 줄을 세웁니다.
만점은 84점입니다.
무주택 기간이 32점, 부양가족이 35점, 통장 가입 기간이 17점 배점입니다.
30점대가 나오는 조합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자녀가 없거나, 서른 넘어 통장을 만든 경우입니다.
시간이 만들어주는 점수라 단기간에 끌어올릴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추첨제는 그냥 뽑습니다. 점수가 30점이든 70점이든 확률이 같습니다.
두 줄의 비율은 규제 지역과 평형이 정해 놓았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2026년 6월 15일 시행 기준으로,
투기과열지구와 청약과열지역에서는
전용 60㎡ 이하가 가점 40%에 추첨 60%,
60㎡ 초과 85㎡ 이하가 가점 70%에 추첨 30%입니다.
작은 평형일수록 추첨 비중이 크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부터 단지마다 계산이 달라집니다.
서울 가점 시장은 이미 70점대입니다
먼저 가점 쪽 현실을 보겠습니다.
내집마련 연구소 홈두부가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청약홈 공고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와 영등포구 더샵 신길센트럴시티에서 79점 당첨자가 나왔고,
아크로 드 서초에서는 84점 만점 당첨자까지 확인됐습니다.
69점은 부양가족 3명인 4인 가구가 무주택 기간과 통장 점수를 모두 채웠을 때
받을 수 있는 사실상의 상한선입니다.
그 69점이 안정권이 아니라 커트라인 근처에서 움직입니다.
가점 30점대로 가점제 줄에 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봐야 할 곳이 다른 줄입니다.
66대 1 단지를 물량으로 쪼개보면
화제가 된 단지의 구조는 이랬습니다.
총 812세대 중 일반분양은 176세대,
그중 특별공급이 93세대로 53%를 차지했습니다.
일반공급은 83세대.
전 타입이 전용 60㎡ 이하로 구성돼 추첨 비중이 60%였으니,
가점을 보지 않는 물량이 약 50세대입니다.
66.78대 1이라는 숫자는 83세대 전체에 붙은 평균입니다.
특별공급 쪽은 또 다릅니다.
93가구 모집에 6,083건이 접수돼 평균 65.4대 1이었는데,
생애최초는 12가구에 3,650건이 몰려 304.2대 1,
신혼부부는 26가구에 1,454건, 신생아는 17가구에 748건이었습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유형별로 경쟁률이 다섯 배 넘게 벌어집니다.
"30점대도 된다"는 말은 절반은 맞습니다.
추첨 물량과 특별공급에서는 점수를 묻지 않으니까요.
다만 그 자리에 들어가려면 무주택 요건, 서울 2년 이상 거주, 세대주 여부 같은
자격 조건을 먼저 통과해야 합니다.
당첨보다 어려운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가점 34점, 무주택, 서울 3년 거주 중인 30대 후반 직장인이
추첨 물량을 노리고 청약을 넣습니다.
운 좋게 당첨됐다고 해보죠.
이 단지의 분양가는 13억370만원에서 18억6,630만원 사이였습니다.
투기과열지구라 주택담보대출비율은 최대 50%,
분양가가 15억원을 넘으면 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묶일 수 있습니다.
18억5천만원짜리 타입에 당첨되면
계산상 필요한 자기자본이 14억원을 넘어갑니다.
반면 13억원대 타입이라면 15억원 아래라 대출 캡을 피할 수 있고,
필요한 현금 규모가 확 달라집니다.
같은 단지, 같은 당첨인데 타입 하나 차이로 자금 계획이 뒤집히는 겁니다.
"당첨은 됐는데 잔금을 못 치르겠다"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
실제로 3월과 6월에 1순위로 마감됐던 서울 단지들에서
미계약 물량이 두 자릿수로 쏟아졌습니다.
신길센트럴시티 67가구,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 39가구.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계약을 포기한 겁니다.
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잡습니다
청약을 넣기 전에 확인할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모집공고문의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
경쟁률 기사보다 이 표를 먼저 봐야 합니다.
둘째, 내가 특별공급 자격에 해당하는지.
생애최초, 신혼부부, 신생아 중 하나라도 걸리면 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셋째, 잔금 시뮬레이션.
분양가 15억원을 넘는지, 넘는다면 현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먼저 계산합니다.
넷째, 예비당첨과 무순위 일정.
미계약이 늘어난 시장에서는 본청약보다 이쪽에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1순위 마감 단지도 예비당첨자를 공급 세대수의 몇 배로 뽑아두기 때문에,
순번이 뒤라도 계약 포기가 이어지면 차례가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확인하고 나면 넣을지 말지가 대체로 정리됩니다.
정부가 9월 중 부동산 종합대책을 예고한 상태라
대출 규제와 공급 방식이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대책이 나오는 달에는 모집공고 조건이 단지마다 달라질 수 있어
지난달 기준으로 외워둔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면 곤란합니다.
점수보다 먼저 확인할 게 있습니다
30점대라고 청약홈 창을 닫을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마음을 접어야 할 곳과 넣어볼 곳이 갈립니다.
84㎡ 가점제 물량은 접고, 소형 추첨 물량과 특별공급은 열어두는 식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관심 단지 모집공고문을 열어
추첨 물량이 몇 세대인지 세어보는 것입니다.
그 숫자가 경쟁률보다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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