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8시 35분, 번호를 맞춰보다가 손이 멈춘 순간
여섯 개가 다 맞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뉴스에는 1등 당첨금 17억9천만원이라고 뜨는데,
막상 궁금한 건 다른 겁니다.
그 돈이 통장에 그대로 들어올까요?
절반은 세금이라는 말도 들었고, 33%라는 숫자도 어디선가 본 것 같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차이를 만드는 건 딱 하나, 3억원이라는 기준선입니다.

왜 복권 당첨금에는 근로소득세율이 안 붙을까
복권 당첨금은 세법상 기타소득(other income)으로 분류됩니다.
일해서 번 돈도 아니고, 사업으로 번 돈도 아닌,
일시적이고 우발적으로 생긴 소득이라는 뜻이죠.
기타소득 중에서도 복권은 분리과세 대상입니다.
돈을 줄 때 은행이 세금을 먼저 떼고 나머지만 지급하면
그걸로 납세가 끝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당첨된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따로 할 일이 없습니다.
연봉 4천만원인 사람이 당첨됐다고 해서
연봉 20억인 사람처럼 최고세율을 맞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도 여기서 나옵니다.
한 가지 더. 2023년 1월부터 비과세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5만원 이하만 세금이 없었는데, 지금은 건별 200만원 이하가 비과세입니다.
3등 당첨금이 보통 150만원 안팎이니, 3등까지는 세금 없이 전액 받습니다.
3억원을 넘으면 전부 33%가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을 짚겠습니다.
세율 구조는 이렇습니다.
200만원 이하는 0%,
200만원 초과분부터 3억원까지는 22%(소득세 20% + 지방소득세 2%),
3억원을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33%(소득세 30% + 지방소득세 3%)입니다.
17억에 당첨됐다고 17억 전체에 33%를 곱하는 게 아닙니다.
앞의 3억은 22%, 나머지만 33%로 끊어서 계산합니다.
소득세 구간이 올라가도 초과분에만 높은 세율이 붙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참고로 복권 구입금액 1,000원은 필요경비로 빼주고 계산합니다.
금액이 작아서 티는 안 나지만, 실제 지급명세서에는 반영돼 있습니다.
1240회 당첨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
가정이 아니라 확정된 숫자로 보겠습니다.
2026년 9월 5일 추첨된 제1240회 로또에서
1등은 16명, 1게임당 당첨금은 17억9,181만7,758원이었습니다.
여기서 3억까지 22%를 떼면 6,600만원,
나머지 약 14억9천만원에 33%를 적용하면 약 4억9,230만원.
합쳐서 세금은 약 5억5,830만원,
실제 수령액은 12억3,351만8,228원입니다.

비율로 따지면 세금이 31% 수준입니다.
33%도 아니고, 절반은 더더욱 아니죠.
같은 회차 2등은 6,125만8,727원이었는데
3억 이하 구간이라 22%만 적용돼 4,778만2,027원을 받았습니다.
3등 154만7,840원은 200만원 이하라 세금이 0원이었고요.
당첨금을 나눠줄 때 진짜 세금이 시작됩니다
12억이 들어왔다고 해보죠.
많은 분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가족입니다.
부모님께 얼마, 형제에게 얼마, 아이 앞으로 얼마.
그런데 이 순간부터는 기타소득세와 전혀 다른 세금이 붙습니다.
증여세입니다.
증여재산공제는 10년 합산 기준으로
배우자 6억원, 성년 자녀 5,000만원, 미성년 자녀 2,000만원입니다.
예를 들어 성년 자녀에게 2억원을 주면
5,000만원을 뺀 1억5,000만원이 과세 대상이 됩니다.
공동구매였다고 나중에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전에 지분을 증명할 자료가 없으면 증여로 보는 게 원칙입니다.
당첨금으로 아파트를 사면 취득세가 또 붙고,
예금에 넣으면 이자소득세 15.4%가 따라옵니다.
세금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 구조가 바뀔 가능성은
복권 세율은 자주 손대는 항목이 아닙니다.
다만 복권기금 규모와 사행성 논란이 커질 때마다
세율이나 비과세 기준이 다시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2026년 복권기금 누적액은 1조8,721억원 수준이고,
1240회 한 회차 판매액만 1,181억원이었습니다.
판매액이 늘면 1등 당첨금도 커지고,
33% 구간에 들어가는 금액도 함께 커집니다.
반대로 당첨자 수가 많아 1인당 금액이 3억 아래로 내려가면
세율은 22%만 적용되는 회차도 나올 수 있습니다.
등수가 세율을 정하는 게 아니라, 1게임당 확정 금액이 정합니다.
당첨됐다면 순서대로 확인할 것
먼저 용지 뒷면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습니다.
분실하면 소유권을 증명할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다음은 기한입니다.
지급 개시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권리가 사라집니다.
1등은 서울 NH농협은행 본점에서, 2·3등은 전국 농협 지점에서 받습니다.
그리고 돈을 나누기 전에 세무 상담을 먼저 받는 편이 낫습니다.
세금을 뗀 뒤 통장에 찍힌 금액은 이미 정리가 끝난 돈이지만,
그 돈이 다른 사람 통장으로 옮겨가는 순간부터는 다시 과세 대상이 되니까요.
17억이 아니라 12억으로 계획을 세우세요.
그 4억7천만원의 차이가, 대부분의 당첨자가 처음 계산을 틀리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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